아마도 카이사르는 적이면서 오랜 세월 함께 로마의 국정을 담당한 폼페이우스, 또 지금은 죽은 딸 율리아의 과거의 남편으로서 폼페이우스를 생애의 호적수로 경애했음이 틀림없으리라. 그리고 어차피 죽음을 맞이하느니 멋지게 전쟁을 치르고, 자기 눈으로 직접 그 최후를 확인하고 싶었으리라. 카이사르는 왕궁에 입성한 후 가장 먼저, 폼페이우스 장군의 장례식을 성대하게 거행하고, 네메시스 숲 속에 영묘를 건설하라. 고 명령하였다. 그 후 카이사르는 어린 프톨레마이오스 13세를 알현하고, 나는 우호국의 한 사람으로 무엇보다 귀국의 평화를 원한다. 돌아가신 선왕의 유언은 로마에도 잘 알려져 있는바, 여왕과 신속히 화해하도록 하라. 고 권유하였다어둠 속의 엘 바리여러분과 함께 이 풍요로운 나라 이집트의 국민임을 더 없이 기쁘고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오늘부터 새 왕과 더불어 서로 손잡고, 이 나라의 발전을 위하여 더욱더 힘쓰겠습니미처 서른 살이 될까말까한 젊은 나이였고 더구나 국왕이 국외로 탈출한 직후의 일이어서 왕궁 네의 혼란은 극심했었다. 그 어둡고 슬펐던 분위기를 클레오파트라는 지금도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다. 언니와 세네트 게임은 할 수 없었다이제 국왕 폐하도 3년 동안이나 자리를 비우신 치정을 돌보시기 위해 열심히 진력하실 것이옵니다.유모의 바람은 또한 모든 사람의 기대이기도 했는데, 로마군이 본국으로 돌아간 지금에도 왕궁 안의 분위기는 왕이 자리를 비웠던 때나 조금도 다름이 없었다. 12세는 원래 프톨레마이오스 왕조의 직계가 아니었다. 봉기한 알렉산드리아의 시민들 손에 11세가 살해당한 후, 시민들이 서민 출신인 그를 왕위에 즉위시킬것이었다. 그런데 그 12세가 시민들에게 쫓겨나 국외로 도망할 수 밖에 없던 데는 이유가 있었다. 프톨레마이오스 왕조가 평화롭고 위엄 있게 널리 정치를 편 것은 불과 3제까지였다. 4제 이후에는 왕위를 둘러싸고 왕족 간의 암살이 잇따른 데다 바다 너머 로마에 항상 위협을 당하는 처참한 역사를 갖고 있었다. 11세 때에는 로마의 권력자 술라가

클레오파트라는 다시 몸을 청결히 하고, 예배복인 하얀 망토를 걸치고 나일 강을 건넜다. 그리고 선착장에 준비된 마차를 타고 북쪽 바위 산을 향했다. 그곳에는 장제전과 신전이 몇 군데 있는데, 지금 가고 있는 곳은 데이르 엘 바리에있는 하트셉수트의 장제전으로 먼 곳에서도 그 위용이 사방을 위압하고 있었다. 붉은 흙으로 이루어진 만 모양의 단애를 배경으로 신전으로 들어가는 참배길이 이어지고, 그앞에 제1정원에서 제1신전과 제2신전, 그리고 제3신전은 벼랑 바위 위에 파여 있었다. 클레오파트라는 참배길 입구에서 마차에서 내렸다. 맑게 갠 파란 하늘에 우뚝 솟은 붉은 벼랑. 그 아래 하얀 직선으로 교차하는 단정하기 이를 데 없는 장제전, 위치상의 오묘한대조에 클레오파트라는 잠시 말을 잃고 바라보았다. 데이멀어져가는 도시 알렉산드리아는 밤이 깊은 탓에 불빛은 희미했으나, 달빛보다 밝게 빛난다는 중앙로 칵놉스 거리는 대리석이 바닥에 깔려 있어서인지 뽀얗게 밝게 보였다. 유모와 나란히 갑판에 서 있는 클레오파트라는 왠지 가슴이 메어와 자기도 모르게 눈물을 머금고 중얼거렸다.온 것처럼 장황하게 저에게 말씀하셨습니다. 이집트의 고대 왕조가 혼인은 신의 피를 잇기 위함이라하여 오누이끼리도 부부의 연을 맺었던 것을 공주님께서도 알고 계시겠죠그 사람은 테베에서 60킬로미터나 떨어진 하류에 있는 케나 지방에 살고 있는 여자 점성술사였다 어젯밤 천체의 모습을 올려다보다가 이 왕가의 계곡 위에 새로운 별이 나타나 한층 밝고 날카로운 빛을 내뿜는 것을 발견하였기에, 직접 만나뵙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신관을 통하여 간언하였다는 것이었다.여기까지 들은 클레오파트라는 자리에서 일어나, 방 구석에 있는 장식장 앞으로 가서 나란히 정리되어 있는공예품을 하나하나 들여다보았다. 선명한 홍옥수로 조각한 매의 신호루스 상, 라피스라즈의 스카라베, 손바닥 모양을 하고 있는 황금 향로,상아 비둘기,동석으로 만든 여러 가지 인형, 어느 것을 보아도 이집트를 상징하는 정교한 공예품이었다. 오랜 세월에 걸쳐 이것들